수상수기를 쓰기 전에 우선 학생들에게 수학적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좋은 취지의 경쟁을 제공해주신 KMC 경시대회에 감사드립니다.

본선을 응시한 직후, 꽤 잘 봤다는 생각은 들었으나 다른 친구들이 결코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가졌음을 알았기 때문에 그렇게 큰 상을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로 은상 정도만 받아도 몹시 기쁠 것 같았습니다. 수상결과 발표일까지 하루하루를 손꼽으며 기다리다 발표 당일, 떨리는 마음으로 결과를 확인하니 최우수상이라는 과분한 결과가 눈앞에 주어졌습니다. 믿기지 않는 마음에 재차 결과를 확인해보기도하고 얼마 지나서야 안도하며 마음껏 기뻐하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숫자를 좋아했으며 유아기의 긍정적 요인들로 인해 수학을 꾸준히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수학자’라는 직업을 안 순간부터 수학자가 되길 꿈꿨을 정도로 저에게는 수학이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 이상의 학문이었습니다.

오직 인간 사고에만 의존하여 축적된 선인들의 지적 유산이자 세상의 때가 묻지 않는 학문이라는 점이 저를 매료시켰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년까지 6년간의 교육청 영재교육원 활동을 했는데, 이는 지금 제가 있기까지에 엄청난 영향들을 준 것 같습니다. 교과과정 이외의 수학을 접할 수 있음이 저에게는 크나큰 기회였고 이는 곧 수학에 대한 흥미로 돌아왔습니다.

영재교육원의 수많은 활동 중 제일 도움 되었던 것은 학기말에 개인별로 주제를 선정해 연구하고 발표하는 것이었는데, 스스로 탐구하는 과정에서 수학적 능력이 많이 길러진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배우는 수동적인 활동이 아닌 능동적으로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는 것이 고등학교 수학을 배우면서도 배우는 것이 왜 등장하는지 더 확장시킬 수는 없는지를 생각하며 수학의 깊이를 늘려나갔던 것 같습니다. 또한 콜라츠의 추측이나 리만제타함수와 같은 교과과정 이외의 주제에 관해 연구 논문을 써보는 등 스스로 지적 호기심을 채워나가는 활동도 끊임없이 해왔습니다.

KMC를 초등학생 때 한번, 고등학생 때 한번 응시했던 경험이 있는데, 초등학생 때 동상을 받은 것이 최고성적 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2학년 때, 아쉬운 마음에 좋은 결과 한 번 내보자 하는 생각으로 참가 신청을 하고 나름의 준비도 열심히 했습니다.

학교 도서관에 KMO 기출문제들을 엮어놓은 책이 있었는데 그걸 빌려 고민하며 풀어보고 해답을 보며 풀이를 보완하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습니다. 물론 KMO 문제들이 훨씬 난이도가 높긴 했지만 기출문제들을 보며 경시대회 문제들에 적응이 되어 내신과는 다른 접근 관점을 키울 수 있어서 예선도 본선도 비교적 쉽게 응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예선을 그렇게 좋은 성적으로 통과하진 못했습니다. 예선은 문제를 보고 빠르게 적절한 풀이방법을 찾아나가는 시험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스피드와 정확성을 모두 갖추는 것이 높은 점수를 달성하는데 유리한데 저는 두 부분 모두 조금씩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해 본선은 비교적 적은 문제인 6문제가 출제되고 풀이까지 모두 채점하므로 우선 깔끔하게 식 쓰는 능력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는 문제 풀이와는 별개로 평소에 신경써야할 습관 같은 것으로 개연성이 있고 논리 정연한 전개와 적절한 접속어가 좋은 풀이와 좋지 못한 풀이를 나누는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복합적 문제 풀이 능력이 문제를 풀고 못 풀고를 나누는데 제가 수학 문제를 풀 때 사고의 과정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마음에 알려드리겠습니다. 그 전에, 항상 이해를 바탕으로 개념을 학습하며 공식의 필요성을 느끼고 유도해보는 활동을 자주 하면 자연스럽게 암기될 것이고 이 과정이 선행돼야 문제 풀이가 한결 수월해질 것입니다.

지금까지 봐온 고교과정 내의 수학문제를 보면 어떤 상황을 가정하고 몇 가지 단서를 줘서 어떤 값을 구하라는 문제가 다수입니다. 우선 문제 상황을 보고 그와 관련된 정리들, 공식들을 머리에 떠올리며 답에 다가갈 수 있는 풀이의 후보들을 최대한 많이 생각합니다.

그 다음 각 풀이에 대해서 머릿속으로 빠르게 진행시키며 답에 다다를 수 있는지, 중요한 단서를 발견해 낼 수 있는지 등을 생각해서 진행시킬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면 직접 써가며 생각해 놓은 것을 정리합니다.

그렇게 각 풀이에 대한 진행을 완료하면 정답에 가까워질 때도 있지만, 어쩔 때는 풀이에 대한 방향의 감도 잡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생각의 폭의 확장이 필요한데, 다른 문제를 푸는 등 시간을 보내고 나중에 다시 보면 해결책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답을 구해내지 못한 경우, 문제를 외워 틈이 날 때마다 생각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황농문 교수님의 저서 『몰입』에 의하면 이런 과정을 통해 두뇌 활동을 극대화시켜 문제의 해결에 이르기도 한답니다.

저도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답을 찾은 문제들이 있는데, 이때의 성취감이 수학에 흥미를 느끼게 만드는 주된 요인 같습니다. 그래도 해결하지 못했다면 마지막 수단으로 해답을 보는 방법뿐인데, 부족했던 풀이 스킬을 머릿속에 추가시키면 다른 문제를 풀 때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이 점만 확실하게 수행된다면 해답을 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충 이런 방식으로 문제들을 풀어왔는데, 문제를 풀수록 스킬들이 쌓여 해결 능력이 증가됨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내신과 모의고사에서도 같은 방식을 사용하는데, 내신은 항상 1등급을 받아 왔고 모의고사도 1학년 3월 때 30번 문항을 틀린 것을 제외하고 다 100점을 유지하는 좋은 결과를 얻었기에 수학문제를 보면 막막한 마음이 앞서신다면 위 과정들을 차근차근 체화시켜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수학적 능력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던 시기에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계속 대회를 개최해 미래를 책임질 어린 친구들이 수학에 대한 흥미를 갖고 자신감을 고취시켜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