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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는 과정
제43회 한국수학경시대회(KMC)(2021년 후기) 고2 대상
작성자
세종과학예술영재 고2 김종윤
등록일
2022.01.18
조회수
2,119

안녕하세요,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2학년 김종윤입니다. KMC에서 대상을 수상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기쁩니다. 제가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까닭을 한번 적어보려 합니다.

본선의 정답이 공개되었을 때, 아쉬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제가 시험지에 쓰고 나온 답이 거의 맞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대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는 것은, 답보다도 풀이 과정을 중요시하는 채점 방식에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시험에서 풀이 과정은 답을 맞추지 못하였더라도 응시자가 답을 구하는 방법은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판단하는 척도가 됩니다. 그러나 문제를 푸는 것을 떠나서 우리가 적어야 하는 데에는 어떠한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기로 우리가 적어야 하는 까닭은, 우리의 기억력이 그리 좋지 못하기 때문일 겁니다. 한 번 풀었던 문제의 세세한 풀이 과정까지 전부 기억할 수 있거나, 한 번 증명했었던 정리의 증명을 전부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다면 적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그러나 어제 증명했던 것을 오늘 기억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증명이나 문제 해결은 그때그때 컨디션이나 주변 환경, 영감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특히 영감은 아무 때나 찾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영감은 그야말로 운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언제 찾아올지 모릅니다. 때문에 그 때 생각났던 문제의 해결 과정이나 증명 과정을 적어 놓는 것은, 그 때 나에게 찾아왔던 영감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행위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때문에 공부를 할 때 적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시험 기간에는 시험 범위에 속한 모든 내용을 직접 손글씨로 적어서 정리하였습니다. 취미로 기초 해석학을 공부하기 위해서 Walter Rudin의 Principles of Mathematical Analysis의 모든 내용을 필사하였고, 모든 문제를 해결하여 정리해 둔 파일을 지금도 보관하고 있습니다. 내신을 위해서 선형대수학을 공부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 Friedberg의 선형대수학이라는 책을 활용하여 같은 방식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또 취미로 추상대수학을 공부하기 위해서 Dummit, Foote의 책을 활용하여 같은 방식으로 공부를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적는 과정이 매우 힘들고 귀찮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적는 것은 많은 시간과 끈기를 요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만큼 확실한 이해와 뿌듯함을 제공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효과를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