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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생각의 기술을 가르치는 학문이다
제45회 한국수학경시대회(KMC)(2022년 후기) 고2 대상
작성자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고2 김태윤
등록일
2023.02.14
조회수
908

안녕하십니까?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2학년 김태윤입니다. 이번 제45회 KMC에서 대상을 받게 매우 기쁩니다. 그동안 KMC를 계속 참가했던 이유와 제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수학 공부에 대해서 수상 후기에 한번 적어보려고 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다른 과목들과 달리 수학에 큰 애정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숫자와 도형을 능숙하게 다루는 것을 넘어 남들보다 한 층 위에서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법을 기를 수 있는 특별한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사람과 사람 간의 수많은 선의의 경쟁들, 최적의 선택을 해야 하는 수만 가지의 갈림길들에서 수학을 공부할 때 길러지는 meta-thinking은 언제나 알게 모르게 쓰이고 있습니다. 수학은 ‘참인 것으로부터 올바른 사고를 하여 알맞은 결론을 내는’, ‘아주 간결하고, 자유롭고, 아름답고, 실용적인’ 학문입니다. 수학이 가지고 있는 신비함과 실용성을 바탕으로 학문을 더 연구하거나 사람들에게 참된 수학의 즐거운 모습을 알리자는 꿈을 가지고 영재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KMC라는 대회를 알게 된 것은 고1 때였습니다. 선생님의 추천으로 처음 참가하였으나, 본선에 진출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아쉬웠던 결과에도 불구하고, 예선 시험을 응시하면서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격자점들을 이어 조건에 맞는 삼각형을 만드는 경우의 수를 세는 문제, 난생처음 보는 신기한 형태의 부정방정식의 정수해 개수를 구하는 문제, 좌표계가 아닌 순수 기하학적 공리를 이용하는 기하 문제 등 새로운 형태의 문제를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기존에 kmo 등의 경시대회 경험이 없던 저한테는 모든 문제가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물론 주어진 시간 안에 30문제를 모두 보지는 못하였으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고 과정에 몰입하는 것이 너무나도 재미있었으며, 깊은 고민 끝에 핵심 아이디어를 딱 떠올렸을 때마다 엄청난 쾌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치렀던 KMC는 학교에서 배우는 메마른 수학에 의한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정규 교육 과정에서의 수학은 ‘생각의 기술’을 가르쳐준다는 의미는커녕 단순히 정해진 규칙에 따라 기계적으로 문제를 푸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복잡한 방정식과 이해가 안 되는 기호들, 이렇게 어렵고 딱딱해 보이는 수학의 겉모습 때문에 수많은 학생이 수학이 어떤 학문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포자’라는 말이 괜히 나와서, 교육 관련 기사에까지 활용되고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50분 안에 초인적인 스피드로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높은 점수를 받는 고등학교 수학에 찌들어버린 우리들은, 수학을 ‘올바름을 헤아리는’ 학문이 아니라 ‘맞음을 헤아리는’ 학문으로 여기고는 합니다. ‘수학 문제를 풀어 알맞은 답을 맞히는 일’만이 수학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부정적인 인상 때문에 학문에서 묻어나는 간결함, 자유로움, 아름다움을 제대로 못 느끼는 제 주변 학생들을 보며 항상 속상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가 수학을 흥미로운 학문으로 여기고 재미있게 공부하기 위해서는 평소 문제를 풀다가 그냥 지나쳤던 어려운 문제를 다시 보면서 깊게 고민하는 과정을 경험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30분이 되었던, 한 시간이 되었던, 답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은 아이디어가 아니더라도 백지나 화이트보드 같은 곳에 문제를 읽은 후 생각나는 것들을 모조리 써 보는 것입니다. 답을 향하는 하나의 길만을 탐색하는 꽉 막힌 사고가 아니라, 가능한 여러 방향을 모두 훑어보아야 합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고민하던 문제를 해결했을 때의 성취감을 느끼며 수학을 ‘생각의 학문’으로써 받아들였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수학에 관심이 있거나 정말 잘하고 싶은 학생들에게는 해외 수학 관련 사이트에 있는 어려운 문제를 찾아보거나 KMC와 같은 수학경시대회에 꾸준히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수학의 아름다움을 알고, 즐길 줄 아는 학생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첫 KMC 예선 참가에서 얻었던 것들을 바탕으로 계속 KMC를 도전하였습니다. 그 결과, 두 번째 참가에서는 본선에 진출하였으며, 세 번째가 되는 이번 참가에서 약간의 운이 따라주어 이렇게 대상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뤄내었습니다. 재미있는 문제를 계속 제공하여 머리를 굴릴 수 있도록 도와주신 KMC 관련 교수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